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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시움의 동부에 위치한 동양인의 유토피아, 이스트 타운.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스트 타운은 그저 동양인들의 거리로 통하던 작은 마을이었다. 황량한 땅에 낡은 집만이 듬성듬성 남아있던 거리는 마피아 조직 리화를 중심으로 천천히 그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이스트 타운을 휘어잡은 리화는 비어있던 땅에 공장이며 상가, 주거 공간이며 녹음지를 만들었고 새로 점령한 땅마다 높다란 빌딩을 정복의 표시처럼 세워나갔다. 그와 동시에 약자 보호를 표명하며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받아들였다. 경제 공황으로 정세가 불안했던 실로시움의 각지에서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변변한 이름조차 없었던 동양인의 거리에 이스트 타운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스트 타운는 폭발적으로 유입되는 인구를 전부 수용해 정부가 쉽게 손을 댈 수 없을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이스트 타운 안에서만큼은 리화의 규칙이 법보다 강했다.

 

리화는 4대에 걸쳐 이스트 타운를 통치했다. 한 세기에 걸쳐 무서울만큼 성장한 리화와 이스트 타운는 영원한 난공불락의 요새일 것만 같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리화는 4대 보스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쓰러지며 내부 정세에 변화를 맞았다. 4대 보스의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았던 데에 더해 정식 후계자가 없어 조직 내의 정세는 금세 불안정해졌고 쉽게 중심을 잡지 못했다. 그 틈을 타 행정부의 일부는 장부를 조작하며 제 잇속을 채웠다. 조직의 움직임에 비해 훨씬 많은 자본이 흐르자 수상함을 감지한 행동파는 행정부에게 장부 공개를 요청했다. 행정부의 수장은 조직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일축하며 그 요청을 거절했다. 아무 증거도 없이 장부를 요구한 것은 아니었기에 행동부는 행정부를 숙청하겠다며 들고 일어섰다. 행정부도 마냥 당하지만은 않겠다며 맞서고 나서 다툼은 내부 전쟁으로 이어졌다. 장기전으로 이어지던 공방은 끝내 양 측을 이끌던 수장들이 사망하고 나서야 일시적인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오랜 전투로 인해 양 측 모두 피해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였다. 구심점을 잃고 무너질 위기에 처한 조직원들은 급하게 수장을 뽑아 세우고 사태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어느 쪽도 쉽사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짤막한 평화가 내려앉았다.

 

평화가 이어지던 어느 날부터인가 빈 자판기가 이스트 타운 곳곳에 생겨났다. 무엇을 파는지 표시가 되지도 않았고 전력 공급이나 물건 보급은 제대로 되는지마저 의심스러운 모양새였다. 어느 날 행정부 구역에 있는 자판기에서 피범벅이 된 시계가 나왔다. 행정부의 시그니처 무늬가 새겨진 시계는 웬 거리명만 덜렁 적혀있는 쪽지로 감싸져있었다. 이를 기이하게 생각한 행정부가 쪽지에 적힌 거리를 쥐잡듯 뒤졌다. 한참만에 발견된 시계의 주인은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있었다.

 

잠시간 내렸던 평화로운 분위기에 편승해 화합을 도모하려던 행정부의 수장은 협정을 위해 준비했던 서류들을 모조리 찢어갈겼다. 새로운 전쟁의 선포였다. 무언의 허락에 행정부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행동파 구역에 배치된 자판기에서 누군가의 손가락이 나왔다. 손가락을 감싼 뱀 뼈 문신은 누가 봐도 행동파의 것이었다. 어김없이 중립구역의 주소가 적힌 쪽지가 함께였다. 행정부의 복수는 그에 그치지 않고 중립구역에 매복하고 있다가 죽은 조직원을 찾으러 온 행동파의 일원을 덮치기에 이르렀다. 그저 경고성이었기에 사망자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그 기습이 행동파에게 타격을 준 것은 확실했다. 양 측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험악해져갔다. 이스트 타운의 주민들은 이미 누가 말리기엔 늦지 않았냐며 한 쪽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이 지리멸렬한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연일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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